Computer Mate


2022-11-16

[동아일보]대구시, 기업 맞춤형 데이터 분석으로 부품 제조산업 이끈다

대구시, 기업 맞춤형 데이터 분석으로 부품 제조산업 이끈다


지역 기업에 67억5700만 원 지원
실증랩서 인공지능 솔루션 개발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 효과




제조 위주의 지역 중소기업은 훌륭한 경쟁력을 갖추고도 제품 개발이나 제조 공정에서의 다양한 오류들을 경험한다. 완성차 기업 1차 협력사 위주인 대구의 수송기기·기계소재부품 산업 분야 제조 기업들 역시 이런 문제를 지니고 있다. 설비 예지보전이나 품질 공정 분석, 생산량 예측 등을 인력에만 의존하다 보니 생산 공정에서 예기치 못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이는 곧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걸림돌이 된다.

올해 대구시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관하는 ‘AI 융합 지역특화산업 지원 사업’에 선정되면서 대구시와 대구테크노파크는 지역의 제조 기업들이 인공지능(AI)이라는 새 두뇌를 장착하도록 지원하기 시작했다. 지원금은 내년까지 67억5700만 원이다.

대구지역 특화산업인 수송기기·기계소재부품 분야의 발전을 위해 8개 수요 기업에 맞는 AI 융합 기술 5종과 실증과제 9종을 개발하도록 수요 기업과 공급 기업을 매칭하고, AI 개발 완료 후 이를 현장에 잘 적용할 수 있도록 촘촘히 지원하고 있다. 최근 대구테크노파크에 문을 연 실증랩은 AI 공급 기업들이 수요 기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AI 기술을 개발하고, 기업의 요구를 피드백 받으며 최상의 결과물을 산출하는 공간이다.

초연결 시대의 도래와 함께 사람에게 의존했던 지역의 산업도 AI의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디지털로의 대전환은 높은 생산성을 통해 지역 발전을 선도할 것이고, 국가 기반 사업 역시 탄탄해져 새로운 혁신의 시작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경쟁력 갖춘 기업도 AI로 ‘제2의 도약’ 모색

인터쿨러 호스 등 실제 차량에서 공기를 통해 작동하는 호스류의 내구 평가를 하는 인터쿨러 내구 시험기.

AI 기술의 융합은 유구한 역사 속에서 한길을 걸어오며 국내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쌓은 기업들에도 미래를 향해 더 큰 걸음을 내딛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대구에서 반세기 이상 제조업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구축하고 있는 경창산업과 평화산업도 AI 융합 지역특화산업 지원 사업에 수요 기업으로 참여했다.

자동차 부품 전문 기업으로 대구에서 50년의 길을 걸어온 경창산업은 구동파트와 섀시파트, 전동화파트 등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직원 1300여 명으로 중국과 미국 등 해외 사업장까지 확장하는 등 매우 높은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AI 융합을 통한 품질 경쟁력 확보의 필요성 때문에 이번 사업에 수요 기업으로 참여했다. AI를 통해 불량인자를 개선해 불량률을 감소시키는 것이 목표다.

지난 70년간 국내 최대 고무부품 생산 기업으로 독보적 위치를 구축한 평화산업 역시 수요 기업으로 참여했다. 자체 연구소를 통해 차량용 방진, 호스 관련 제품을 생산해 국내 및 글로벌 자동차 회사에 안정화된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평화산업은 데이터 분석을 통한 제품 생산 과정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효율적 품질 경영관리 등이 제2의 도약에 필요한 관건이라고 여겼다. 생산 제품의 시험설비 가동률과 시간, 시험 주기 등 대부분의 데이터를 수기로 집계 분석하고 있어 다양한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었으며, 이 때문에 AI를 도입할 필요성이 있었다.

○ 맞춤 AI 솔루션으로 품질 경쟁력 제고

차량 서스펜션 부품인 부시류 제품에 대한 상온 내구 시험 평가를 하는 4축 내구 시험기. 평화산업 제공

경창산업과 평화산업의 제조 공정 현장에 AI를 덧입히는 역할은 컴퓨터메이트(대표 서상인, 김성호)가 맡았다. 이 기업은 자동차 관련 제조 기업 현장의 실정에 맞추어 패키지화할 수 있는 생산관리 시스템(MES) 솔루션 전문 업체이다. 또한, 기존 MES 솔루션과 AI를 융합하여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수년간 하고 있다. 지난해 내부적으로 AI팀을 구성했고, MES 기반의 AI 솔루션을 개발해 이 기술들을 이미 제조업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경창산업을 위해선 AI 모델로 설비 조건값을 자동으로 제시해 작업자 의존도를 낮추고,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작업자 경험에 의한 제품 생산이 아닌 AI 데이터 기반의 설비 최적 조건을 도출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이 솔루션을 적용하면 경창산업의 제조 공정에서 불량 발생을 줄이고, 재작업 절감으로 생산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실시간 설비 데이터 수집과 분석, 모니터링이 가능해져 품질 이상을 신속히 알 수 있고, 최적의 설비 조건값을 제시해 7%의 생산성 향상과 30%의 비용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또한 평화산업에는 시험기에 부착된 센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모델을 이용하여 시험기의 고장을 사전에 알려 다운타임을 낮추고, 시험 의뢰 시 최적의 스케줄링을 제안하는 AI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자동 수집된 데이터를 통해 가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시험 관리가 원활하도록 하는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이 같은 통합 시험 관리와 설비 고장 예측을 통해 물리적인 시험 리드타임 단축, 시험 생산성 향상, 시스템화를 통한 업무 효율성 제고,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한 이상 상황 즉각 대처 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동률과 장비 이상 감소율, 시험 기간 단축률 또한 각각 7% 향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스마트 공장, 자동화 구축의 한계도 AI로 해소
대구 달서구에 위치한 삼보모터스는 글로벌 부품 제조 전문 기업으로 자동변속기와 엔진 및 연료계통, 내외장 플라스틱 부품, 전기차 부품, 튜닝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자체 연구소를 통해 신기술을 개발하고, 미래차에 대한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2018년부터 스마트 공장을 통한 제조 실행 시스템,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는 등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어깨를 견줄 수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더 큰 걸음을 내딛기 위해 삼보모터스 역시 AI 시스템 도입의 필요성을 모색하다 이번 사업에 수요 기업으로 참여하게 됐다. 생산성과 품질 개선을 위해 스마트 공장 보급 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현재 스마트 공장의 제조 실행 시스템 등으로는 글로벌 수준의 품질관리 능력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한 삼보모터스는 AI 기업 아이디비(대표 민보경)와 협력해 ‘AI 기반 설비 예지보전 및 품질공정 분석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아이디비는 사물인터넷(IoT) 데이터를 수집하고 AI로 분석해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다. 지난해 충북지역 AI 특화산업 지원 사업에도 참여해 지역 화장품 제조 기업에 공정 지능화 기술을 공급했다. 아이디비는 제조 작업장의 작업 지시 이력과 불량 정보를 학습하여 불량 발생 시점을 90% 이상 예측하고, 불량과 비가동 사유의 영향 관계를 분석하여 불량 영향 요인을 추적하는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이 솔루션을 도입하면 AI를 통한 불량 유형 분석으로 최적의 세팅 및 공정 운영이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공정 불량률을 2.8% 감소시키고, 설비 가동성 개선으로 재고율을 16%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보경 아이디비 대표는 “스마트 공장 고도화 단계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AI 모델링 및 분석 시스템 등의 솔루션을 다양한 제조 기업에 적용시켜 나갈 것”이라며 “우리의 기술력이 AI 융합 지역특화산업 지원 사업을 통해 더욱 고도화되고, 국내 제조업 분야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동아일보,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1115/116494445/1
목록으로